
폐동맥·폐정맥 ‘산소’의 역설: 동맥인데 산소가 적고, 정맥인데 산소가 많다?
“동맥은 산소가 많고, 정맥은 산소가 적다”라는 문장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꽤 그럴듯하게 맞아떨어지지만, 폐동맥과 폐정맥 앞에서는 그럴듯한 상식이 오히려 함정이 됩니다. 시험문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역설’을 정확히 이해하면 숨이 차거나 산소포화도 숫자가 떨어질 때, 혹은 “폐”와 “심장”이 함께 얽힌 병을 설명 들을 때 머릿속이 훨씬 정리되며, 불필요한 공포도 줄어들고 꼭 필요한 경고 신호는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폐동맥·폐정맥이 각각 어떤 혈액을 운반하는지부터 시작해, “산소”를 말할 때 우리가 자주 섞어 쓰는 산소포화도·산소분압·산소함량의 차이, 그리고 왜 산소가 ‘혈관 이름’이 아니라 ‘혈액의 이동 경로’에서 결정되는지까지, 초보 기준으로 길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폐동맥 판막”이 고장 나면 어디서 먼저 티가 날까: 숨참·피로·가슴 답답함의 진짜 출처
조용히 새는 ‘폐동맥 판막 역류’ 증상: 처음엔 티가 없는데, 어느 날 숨이 달라집니다
목차
동맥·정맥의 진짜 기준: ‘산소’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폐동맥의 산소는 왜 적을까: 혼합정맥혈이 폐로 가는 길
폐정맥의 산소는 왜 많을까: 폐에서 충전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길
산소포화도 숫자 읽는 법: 손가락 측정(SpO₂)과 폐동맥(SvO₂)은 다릅니다
예외와 헷갈림 정리: 태아 순환, 폐질환, 우심부담까지 한 번에 이해하기
1) 동맥·정맥의 진짜 기준: ‘산소’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동맥(artery)과 정맥(vein)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혈액이 ‘심장에서 멀어지는가(동맥)’, 혹은 ‘심장으로 돌아오는가(정맥)’라는 이동 방향입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동맥=심장에서 나감, 정맥=심장으로 들어옴”이 핵심이고, 그 결과로 ‘대부분의 동맥은 산소가 많고, 대부분의 정맥은 산소가 적다’는 현상이 따라오는 것이지, 이름 자체가 산소량을 보장해 주는 규칙은 아닙니다. 특히 폐순환(심장↔폐)은 이 규칙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구간인데,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폐순환에서 폐동맥은 산소가 적은 혈액을, 폐정맥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운반하며, 폐정맥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나르는 거의 유일한 정맥”이고 폐동맥이 “산소가 적은 혈액을 나르는 거의 유일한 동맥”이라고까지 정리합니다. Cleveland Clinic
여기까지만 딱 잡고 가셔도, “동맥인데 왜 산소가 적어요?”라는 질문이 곧바로 “아, 폐로 나가는 길이라서 그렇구나”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2) 폐동맥의 산소는 왜 적을까: 혼합정맥혈이 폐로 가는 길
폐동맥은 오른쪽 심장(우심실)에서 시작해 폐로 향하는 혈관입니다. 그리고 우심실로 들어오는 혈액은 이미 우리 몸(뇌, 근육, 장기 등)을 한 바퀴 돌며 산소를 전달하고 이산화탄소를 받아온 혈액이 섞여 만들어진 혼합정맥혈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폐동맥이 운반하는 혈액은 출발점부터 산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고, 이 혈액이 폐의 모세혈관에서 가스교환을 하며 산소를 다시 채운 뒤에야 “다시 쓸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NHLBI(미국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도 혈류 흐름을 설명하면서 폐동맥이 산소가 적은 혈액을 폐로 운반하고, 폐에서 산소가 추가된 뒤 폐정맥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온다고 정리합니다. NHLBI, NIH
또한 클리블랜드 클리닉 역시 폐동맥이 산소가 적은(탈산소화된) 혈액을 폐로 보낸다는 점을 핵심 기능으로 설명합니다. Cleveland Clinic
한 문장으로 길게 요약하면, 폐동맥은 “산소를 싣고 나르는 길”이 아니라 “산소를 충전하러 가는 길”이기 때문에 산소가 적은 혈액이 흐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3) 폐정맥의 산소는 왜 많을까: 폐에서 충전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길
폐정맥은 이름 그대로 정맥이지만, 하는 일은 매우 독특합니다. 폐에서 가스교환을 마친 혈액, 즉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왼쪽 심장(좌심방)으로 되돌려 보내는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폐정맥을 “폐에서 심장으로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으로 설명하고, 폐정맥이 다른 정맥과 달리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운반한다는 점을 ‘예외’로 강조합니다. Cleveland Clinic
NHLBI 역시 동일한 흐름(폐에서 산소를 얻은 뒤 폐정맥으로 심장에 돌아옴)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안내합니다. NHLBI, NIH
그래서 “정맥인데 산소가 많다”는 말이 성립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정맥이라는 이름은 ‘심장으로 돌아오는 방향’을 뜻할 뿐이고, 폐정맥은 바로 그 방향으로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이 돌아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4) 산소포화도 숫자 읽는 법: 손가락 측정(SpO₂)과 폐동맥(SvO₂)은 다릅니다
‘산소’ 이야기가 어려워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우리가 일상에서 산소를 말할 때 서로 다른 개념을 한 단어처럼 섞어 쓰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산소포화도(SaO₂/SpO₂):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얼마나 붙잡고 있는지(비율)
산소분압(PaO₂): 혈액에 녹아 있는 산소의 ‘압력’(기체의 힘)
산소함량(CaO₂): 혈액 100mL 안에 산소가 총 얼마나 들어 있는지(헤모글로빈 결합분 + 용해분)
가 서로 다르지만, 우리는 흔히 “산소가 낮다”로 한꺼번에 뭉뚱그려 말하곤 합니다. 이 관계(포화도와 분압의 관계)가 한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점은 호흡기 교육 자료에서도 중요한 기초로 다뤄집니다. ERS Publications
그리고 손가락에 끼우는 산소포화도 측정기(펄스 옥시미터)가 보여주는 값은 보통 동맥 쪽 산소포화도(SpO₂)에 해당하며, 정상 범위로 흔히 95~100%를 언급합니다. 국립 생명공학 정보센터+1
그런데 폐동맥에서 측정하는 산소포화도는 ‘혼합정맥 산소포화도(SvO₂)’로 성격이 다르며, NCBI(의학서적) 자료에서는 성인에서 혼합정맥 산소포화도가 대략 60~80% 범위로 설명됩니다. 국립 생명공학 정보센터
이 차이를 현실적으로 풀면 이렇습니다.
동맥(좌심장→몸)의 산소포화도는 “지금 막 배달 나가는 산소가 얼마나 꽉 실렸는지”에 가깝고,
폐동맥(우심장→폐)의 혼합정맥 산소포화도는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뒤, 아직 남아 있는 산소가 얼마나 남았는지”에 가깝습니다. 국립 생명공학 정보센터+1
그래서 “폐동맥 산소가 더 낮은 게 정상인가요?”라는 질문은, 사실상 “산소 배달을 마친 뒤 돌아오는 트럭(정맥혈)의 남은 연료가, 출발 직전 트럭(동맥혈)만큼 꽉 차 있을 리가 있나요?”라고 바꿔 물으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5) 예외와 헷갈림 정리: 태아 순환, 폐질환, 우심부담까지 한 번에 이해하기
(1) 태아 순환에서는 ‘산소의 출처’가 폐가 아닙니다
태아는 폐로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산소를 태반에서 공급받고, 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은 제대정맥(umbilical vein)을 통해 태아 쪽으로 들어옵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태반에서 온 산소와 영양이 풍부한 혈액이 제대정맥을 통해 태아로 운반된다고 설명합니다. www.heart.org
또한 NCBI의 태아 순환 자료에서도 제대정맥을 통해 들어오는 혈액이 비교적 높은 산소포화도를 가질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국립 생명공학 정보센터
즉, 이 시기에는 “폐에서 산소를 채운다”는 큰 그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폐동맥·폐정맥의 역할도 성인과 동일한 직관으로만 이해하면 헷갈릴 수 있습니다.
(2) 폐질환이나 폐고혈압이 있으면 ‘산소 충전’ 효율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폐가 산소를 채우는 공간인 만큼, 폐의 혈관 압력이 오르거나(폐고혈압), 폐의 가스교환이 나빠지면 산소 상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머크 매뉴얼은 폐고혈압이 심해지면 피로, 운동 시 호흡곤란, 흉부 불편감, 실신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우심실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Merck Manuals
이때 “폐동맥으로 가는 혈액의 산소가 낮다”는 말이 단순 지식이 아니라, 몸 전체의 산소 수지(공급과 사용)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을 수 있다는 임상적 힌트가 되기도 하며, 그래서 SvO₂ 같은 지표가 중환자 환경에서 산소 공급-소비 균형을 보는 데 활용된다는 설명도 NCBI 자료에서 확인됩니다. 국립 생명공학 정보센터+1
한 줄 정리(기억에 남게)
폐동맥: 우심실에서 산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혈액을 폐로 보내는 길 Cleveland Clinic+1
폐정맥: 폐에서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을 좌심방으로 가져오는 길 Cleveland Clinic+1
“동맥/정맥”은 산소가 아니라 심장 기준 이동 방향이 이름의 핵심입니다. Cleveland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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